이번 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토이스토리3"가 장편 애니메이션 부분 상을 받았다.  내심 작품상을 받는 최초의 애니메이션이 되었으면 하고 바랬지만 보수적인 미국 아카데미 회원들에게서는 당분간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감독인 리 엉크리치(Lee Unkrich)는 시상식 당일 아침부터 트위터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사진을 올리면서 즐거움을 나눴는데, 휴대폰으로 전송한 사진 속에서 흥분과 감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누가 애니메이션 감독 아니랄까봐 익살도 넘친다.

전날 밤. "행운을 빌어요!"

아카데미 시상식 초청장

집에서 출발하기 직전

"이런 순간이 올 줄이야!"

무대에서 다 못했던 수상소감은 무대 뒤에서 (누르면 재생됨)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콜린 퍼스(Colin Firth)와 함께

안전제일!

간밤에 무슨 일이...?

금의환향

픽사 직원들과 즐거움을 나누다

제일 기분 좋은 것은 이것!


오스카 트로피의 주인이 되는 기분은 어떨까?  정말 궁금하다.
내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오롯이 내 소유의 오스카 트로피.
말 그대로 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집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자동차 좌석에 트로피를 놓고 안전벨트를 채운 한 장의 사진이 이상하게 감동스럽다.

* 리 엉크리치의 트위터 : http://twitter.com/#!/leeunk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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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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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The Annie Award' 시상식에서 드림웍스의 '드래곤 길들이기'가 작품상을 비롯해서 장편부분 모두에서 수상하는 이슈가 있었다.  영화의 아카데미상처럼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상은 아니지만 적어도 애니메이션 업계의 사람들이라면 조금은 관심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조용해서 조금 의아했다.

며칠 전에 The Annie Award에 관한 글을 올리면서도 왜 픽사와 디즈니의 장편이 하나도 수상을 하지 못했을까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나름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하고 지나쳤다.  그런데, 지난번 올린 글을 점검하면서 The Annie Award 사이트를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봤더니 후보작이 드림웍스의 작품들로 도배가 되어 있다는 걸 발견했다.  게다가 '토이스토리3'와 '라푼젤'은 작품상을 제외한 나머지 개별 부분에는 단 하나도 후보에 오르지 않았다는 것도 발견했다.  이거 뭔가 있구나 싶었다.

해외의 애니메이션 관련 사이트와 기사들을 검색해 보니, 정말로 뭔가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정보는, 2010년 8월 25일자 '버라이어티(VARIETY)' 기사에서 찾을 수 있었다.


기사 제목이 "디즈니, Annie Awards에서 탈퇴" 이다.
디즈니가 The Annie Awards의 투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그동안 The Annie Awards 협회와 조율을 해 왔는데,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합의가 있었지만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논의를 거부당하자 탈퇴를 선언한 것이다.
디즈니는 1972년부터 The Annie Awards를 후원해왔는데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디즈니와 픽사가 빠진다면 자칫 가장 큰 객이 빠진 잔치가 될 수도 있고 The Annie Award의 공신력도 추락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디즈니 측에서는 어떤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것일까?
우선 The Annie Awards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The Annie Awards를 주최하는 기관은 'ASIFA-Hollywood'인데 ASIFA의 '헐리우드 지부'라고 할 수 있다.  ASIFA는 'International Animated Film Society' 즉, 국제애니메이션협회다.  헐리우드에 지부가 있다면 어딘가에 본부가 있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본부는 어디일까?

본부에 해당하는 ASIFA(Association Internationale du Film d'Animation)는 프랑스의 앙시에 있다. 매년 앙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열리는 바로 그곳이다.  ASIFA는 1960년에 독립 애니메이션 작가들에 의해 처음 발족되었고, 오늘날에는 지역별로 32개의 국제 그룹이 존재한다.  북미지역에는 7개의 지역 그룹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ASIFA-Hollywood'다.  
The Annie Awards는 바로 ASIFA-Hollywood가 주관하는 행사다.

ASIFA(국제애니메이션협회)

ASIFA-Hollywood(국제애니메이션협회 헐리우드 지부)

ASIFA-Hollywood에서 주관하는 The Annie Awards

The Annie Awards는 ASIFA-Hollywood의 멤버들의 투표를 통해 수상작을 결정하는데, 누구든 연회비만 내면 ASIFA-Hollywood의 멤버가 되어 수상작에 투표를 할 수 있다.  연회비만 내면 가입 조건에 제한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드림웍스에서는 회사 차원에서 모든 직원에게 ASIFA-Hollywood의 멤버로 가입을 시켜준다.  입사와 동시에 ASIFA-Hollywood의 멤버가 되는 것이다.  어떻게 '드래곤 길들이기'에 몰표가 나왔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디즈니는 그 부분을 문제 삼은 것이다.  ASIFA-Hollywood에서는 수상작의 투표는 각 개인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드림웍스의 직원이라고 해서 꼭 자기 회사의 작품에 표를 준다는 법은 없지 않냐고 옹호를 했지만, 문제를 제기한 곳이 디즈니이기 때문에 그 영향력을 생각해서 문제를 조율하기로 했다.  그래서, 투표에 참가하는 멤버의 자격 조건을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자기가 일하는 분야에 해당하는 항목에만 투표를 할 수 있다"라고 조건을 강화했다.  예를 들면, 스토리보드 항목의 수상작 투표는 현재 업계의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들만이 할 수 있다는 식이다.
그러나 디즈니측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실무자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서 추천하는 방식으로 수상작을 선정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그 요구가 무산되자 The Annie Awards에 대한 후원을 끊고 디즈니-픽사의 작품을 후보로 제출하지도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올해 The Annie Award에서 작품상을 제외한 다른 분야 후보에 디즈니의 작품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제38회 The Annie Award에서 드림웍스는 '드래곤 길들이기'로 장편 부분에서 10개, '쿵푸 팬더 스페셜'로 TV 부분에서 5개의 상을 가져갔고 디즈니-픽사는 단편 애니메이션 부분에서 'Day & Night'로 단 하나의 상을 가져가는 것으로 그쳤다(단편 부분에는 드림웍스의 후보작이 없었음).


앞으로 The Annie Awards가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Animation's Highest Honor"에 걸맞은 권위를 갖기 위해서는 멤버들 스스로 애니메이션 업계의 프로에 걸맞은 생각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하겠다(드림웍스의 멤버들에게 하는 말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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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기사 :

* 관련 기관
The Annie Awards : http://annieaward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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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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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아카데미 시상식이 있다면 애니메이션에는 "The Annie Award"가 있다.
The Annie Award는 국제애니메이션협회(ASIFA-Hollywood)에서 주관하여  한 해 동안 발표된 장편, 단편, TV, 게임 등 모든 애니메이션 분야에 걸쳐서 최고의 작품을 선정해서 수상한다.

제38회 The Annie Award 시상식은 지난 2월 5일 미국 로스 앤젤레스의 UCLA에서 열렸는데, 올해의 이슈라면 "드래곤 길들이기"가 장편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비롯하여 장편 부분의 모든 카다고리를  휩쓸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틀어 "토이 스토리3"가 최고의 작품이었다고 생각하는데, ASIFA의 권위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드레곤 길들이기"가 정말 그렇게 훌륭한 작품이었다고 공감하지는 못하겠다.

사실 The Annie Award는 그렇게 큰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따로 있다.
The Annie Award의 시상부분중에는 아카데미상의 공로상과 비슷한 "윈저 맥케이 상(Winsor McCay Award)"이 있는데 올해 수상자 3명 중에 브레드 버드(Brad Bird)가 포함되어 있다.

브레드 버드는 지금 탐 크루즈 주연의 "Mission Impossible 4"의 감독을 맡아 한창 촬영 중이라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하고 나중에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수상 소감을 보냈는데, 처음에는 평범하게 출발한 수상 소감이 뒷부분으로 갈수록 좀 이상하다 싶더니만 마지막에는 너무 재미있는 반전이 있어서 혼자 깔깔대고 웃었다.  웃지도 않으면서 능청스럽게 수상 소감을 말하는 모습, 장난기 가득한 그 모습이 너무 재밌어서 동영상을 올린다.

앞 부분은 브래드 버드가 참여했던 작품들 소개, 수상 소감은 4분30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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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www.asifa-hollywoo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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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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