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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0 Day & Night
  2. 2010.04.02 블럭킹(blocking), 포즈와 타이밍
  3. 2010.04.02 무게중심에 대하여

Day & Night

Animation Archive 2010. 6. 20. 07:48

올 여름 개봉하는 픽사의 새 작품 <Toy Story 3>의 본편 앞에 상영되는 단편은 "Day & Night"이다.

사실 나는 <Toy Story  3> 본편 보다는 "Day & Night"이 더 기대가 크다.  지금까지 봤던 3D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그 표현 형식이 새롭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2D와 3D의 결합이고, 기획부터 디지털3D로(입체) 만들어지긴 했지만, 제작진들이 "지금껏 만들었던 픽사의 단편 작품중에 가장 만들기 힘들었다"는 말을 할만큼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만큼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뜻이다.

아래의 동영상을 보면 어떤 내용인지 대충 짐작을 할 수 있다.

픽사의 단편은 그 완성도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품이다.  그리고 픽사 내부에서는 장편의 연출력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Day & Night"의 감독은 Teddy Newton이라는 사람인데, 픽사에는 Brad Bird 감독과 함께 <The Incredibles>의 멤버로 들어왔다.  캐릭터 디자인과 스토리보드를 주로 하는데, 픽사에 들어온 이후 거의 매 작품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그의 경력은 의외로 다양해서 CalArts를 중퇴하고 디즈니에 들어가 스토리 스케치를 그리는 일로 시작해 다양한 애니메이션 작품의 스토리보드, 각본,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실사 영화의 공동 각본가로 참여하기도 했다.  <The Iron Giant>에서 스토리 개발과 캐릭터 디자인을 맡아 Brad Bird 감독과의 인연이 시작되어 픽사에 들어갔다.

내가 정말 감탄한 것은, 낯과 밤이라는 추상적인개념을 하나의 캐릭터로 형상화 하여 이야기를 풀어갔다는 것이다.  "낯과 밤의 대결"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이야기를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감이 안 잡힌다.
Teddy Newton 감독이 처음 픽사 내부에서 스토리 피칭을 할 때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해서 도무지 제작이 실현되지 않았는데, 픽사의 수장인 John Lasseter가 그 아이디어를 너무 좋아해서 제작 승인이 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제작팀은 난관에 봉착했다. 기존의 픽사의 제작 파이프라인으로는 도무지 답이 안 나오는 형식이라 작업은 계속 제자리 걸음이었고, 감독인 Teddy Newton은 자신이 픽사에서 쫓겨는 게 아닌가하는 걱정까지 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오프닝 씬은 작품의 전체 제작기간 9개월 내내 손을 봐야 했을 정도라니까 말 다했다.

열쇠 구멍으로 바깥 세상을 본다는 아이디어로 낯과 밤의 캐릭터를 형상화 했고, 그 캐릭터를 통해 보이는 낯과 밤이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며 서로 대결을 벌인다는 이야기.

정말 신선하고 놀랍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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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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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블락킹을 할 때, 나름대로 시간도 많이 들여서 잘 한다고 하는데 나중에 수정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블락킹 단계에서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이 당연하지만 어찌 보면 좀 심하다 싶을 정도랍니다. ^^
주로 세부적인 아이디어 때문에 그런 것이구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전체의 흐름에 도움이 안 되면 빼야하겠지요. 꼭 필요하고 좋다고 생각되면 그 뒷부분의 키들을 전부 뒤로 밀어서 시간을 벌어야겠지요.


또 어떤 것은 블락킹 단계에서는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는데 세부적으로 키를 다듬다보면 좀 늘어지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당연히 남는 타이밍만큼 그 뒷쪽의 키를 전부 선택해서 앞으로 당겨야 하구요.  그런 작업은 엄청나게 신경 쓰입니다.  몸의 관절이 한두개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블락킹 단계에서는 한 프래임에 몸 전체의 키가 한줄로 있어야 키를 관리하기가 편합니다.  키 관리 잘하는 것도 큰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밀고 당기고 하다 보면 전체적으로 큰 차이는 없더군요.

 

어떤 씬의 애니메이션을 끝내고나면 항상 느끼지만, 블락킹은 정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철저한 계획이 있으면 그 투자한 시간만큼 값어치를 하는 것이 블락킹인 것 같습니다. 계획이 부실한 상태에서 또는 도저히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서 애니메이션 단계에서 해야지~하고 했던 것들은 십중팔구 몇 배의 시간을 빼앗기게 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블락킹을 할 수 없는 건 당연한 것이구요, 계속 여러번 작업을 하다 보면 나름대로 감각이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2004.11.18

http://www.moonsunglee.com/에 올린 글

Posted by 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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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의 중심이 꼭 골반이라고 특정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골반부분을 무게중심이라고 보는 이유는 상체와 하체의 중간에 위치해서 그곳을 축으로 해서 다리를 지지대 삼아서 몸의 균형을 잡아주기 위해 유연하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쉬운 예를 들자면 스텐드 라이트(픽사 로고에 등장하는 것 같은)를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바닥부분의 지지대를 다리라고 생각하고 전구가 있는 부분을 머리라고 생각하면 중간에 있는 관절부분이 사람의 골반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똑바로 서 있는 자세에서는 맨 아래에서부터 머리까지 일직선으로 세우면 균형이 잡히겠지요.  하지만 머리부분을 앞으로 당기면 그 방향으로 무게가 쏠리기 때문에 균형을 잡아주기 위해 중간 부분을 '뒷쪽으로 꺾습니다.  바로 뒷쪽으로 꺾이면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사람으로 치면 엉덩이 부분이 됩니다.  사람으로 치면 상체를 앞으로 숙여 인사하는 포즈가 되겠지요.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면 중심을 잡기 위해서 엉덩이 부분이 뒤로 빠집니다.  안 그러면 앞으로 꼬꾸라지겠지요.  

 

그렇다면 엉덩이 부분이 무게의 중심이 되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스텐드의 중간 관절이나 사람의 엉덩이 부분은 몸 전체의 균형을 잡아주기 위해 축 역할을 할 뿐입니다.  앞으로 몸을 숙인 사람의 포즈에서 진짜 무게의 중심은 머리-엉덩이-발을 잇는 삼각형 중간 어디쯤이겠지요.  진짜 무게의 중심은 보이지 않습니다.  


더구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정상적(?)으로 생긴 것들은 드뭅니다.  머리가 큰 녀석(또는 머리에 무거운 것을 쓰고 있는 캐릭터)은 머리가 무겁기 때문에 상체를 앞으로 숙여도 보통 8등신의 캐릭터와는 다른 포즈가 나옵니다.  조금만 앞으로 숙여도 엉덩이가 뒤로 많이 빠져야 균형을 잡을 수 있겠지요.  그런 캐릭터에서는 무게의 중심을 엉덩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굳이 따진다면 머리쪽에 더 가까운 위치가 되겠지요.
'무게의 중심'을 말 그대로 해석하면 '무게가 있는 중심'이라는 뜻이겠지만 애니메이션 캐릭터에서 그것이 꼭 골반이 될 수 없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다만 골반 부위(허리 포함)가 상체와 하체의 중간에서 다리를 지지대 삼아서 가장 크고 유연하게 움직여주기 때문에 쉽게 지칭할 수 있을 뿐입니다.

 

설명을 해놓고 보니 말이 엄청 어려운 것 같네요.  하지만 원리는 단순합니다.
'움직일 때, 포즈가 불안해 보이지 않도록 균형을 잘 잡아가는 것' 이것이 무게 중심을 잘 컨트롤 하는 것입니다.

 

2004.11.19

http://www.moonsunglee.com/에 올린 글

Posted by 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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