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블락킹을 할 때, 나름대로 시간도 많이 들여서 잘 한다고 하는데 나중에 수정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블락킹 단계에서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이 당연하지만 어찌 보면 좀 심하다 싶을 정도랍니다. ^^
주로 세부적인 아이디어 때문에 그런 것이구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전체의 흐름에 도움이 안 되면 빼야하겠지요. 꼭 필요하고 좋다고 생각되면 그 뒷부분의 키들을 전부 뒤로 밀어서 시간을 벌어야겠지요.
또 어떤 것은 블락킹 단계에서는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는데 세부적으로 키를 다듬다보면 좀 늘어지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당연히 남는 타이밍만큼 그 뒷쪽의 키를 전부 선택해서 앞으로 당겨야 하구요. 그런 작업은 엄청나게 신경 쓰입니다. 몸의 관절이 한두개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블락킹 단계에서는 한 프래임에 몸 전체의 키가 한줄로 있어야 키를 관리하기가 편합니다. 키 관리 잘하는 것도 큰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밀고 당기고 하다 보면 전체적으로 큰 차이는 없더군요.
어떤 씬의 애니메이션을 끝내고나면 항상 느끼지만, 블락킹은 정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철저한 계획이 있으면 그 투자한 시간만큼 값어치를 하는 것이 블락킹인 것 같습니다. 계획이 부실한 상태에서 또는 도저히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서 애니메이션 단계에서 해야지~하고 했던 것들은 십중팔구 몇 배의 시간을 빼앗기게 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블락킹을 할 수 없는 건 당연한 것이구요, 계속 여러번 작업을 하다 보면 나름대로 감각이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200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