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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02 애니메이터로 일한다는 것 4
  2. 2010.04.02 애니메이터로 일한다는 것 3


"끊임없이 공부해야 살아남는다"라는 글에서 밝혔던 저의 평소 공부 방법이 크게 아래의 세 가지인데,

 

1. 해외에서 활동하는 다른 애니메이터들의 팁을 익힌다
2. 좋은 작품들 속의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분석(?)하고 따라해 본다
3. 과거의 유산(?)에서 배운다

 

위 세 가지 방법의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 해외에서 활동하는 다른 애니메이터들의 팁을 익힌다.

이 경우에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애니메이터를 일부러 배제한 것은 아닙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실력있는 애니메이터들도 많이 있는 줄은 알지만 온라인으로 정보를 주고받을만한 통로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해외로 눈을 돌린 것입니다.  특히 픽사의 여러 애니메이터들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최신 정보와 작업 노하우를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만 갖는다면 배울만한 정보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제가 거의 매일 들르는 세명의 애니메이터 홈페이지가 있습니다.  블루스카이에 계시다가 지금은 블리자드로 옮기신 이문성님, 그리고 애니메이터 Keith Lango와 Carlos Baena의 홈페이지입니다.

 

이문성님 싸이트의 경우에는 국내의 애니메이터들이 사랑방처럼 오며가며 좋은 정보들도 주고 받고 또 짧은 클립들의 크리틱도 주고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또 기초적인 애니메이션 자료들도 업데이트 되고 있어서 굳이 다른곳을 찾지 않더라도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다들 알고 계시겠죠?

 

Keith Lango의 홈페이지는 'pose to pose - pop through animation'을 비롯하여 많은 구체적인 튜토리얼을 제공해서 한 번씩만 따라해 봐도 스스로 한 발짝 크게 도약할 수 있는홈페이지입니다.  그는 특히 옛날 워너브라더스의 애니메이션 황금기 작품들을 매우 좋아해서 그 시절의 카툰 애니메이션 느낌을 3D 애니메이션과 접목시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어서 언젠가는 좋은 성과를 내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Carlos Beana는 픽사의 애니메이터인데 역시 애니메이션 관련 리소스들이 풍부하고 픽사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하는 소소한 정보를 가끔 얻을 수 있기도 합니다.  Animation Mentor의 핵심 인물이기도 해서 자신의 노하우를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있지요.

 

Keith Lango와  Carlos Beana의 경우 영어로 된 싸이트인지라 언어의 장벽이 있기는 하지만 최고의 실력을 가진 애니메이터이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배우고 연구하는 모습에서 배울점이 참 많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블러그이기 때문에 자신의 관심사들을 중심으로 글이 포스팅되기는 하지만 그 사람들이나 우리나 다 같은 애니메이터들이라 관심사들 또한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굳이 이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한 싸이트만 들어가면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더 좋은 싸이트는 얼마든지 많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자주 찾는 좋은 싸이트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이문성(http://www.moonsunglee.com/)
Keith Lango(http://www.keithlango.com/)
Carlos Beana(http://www.carlosbaena.com/)

 

 

2. 좋은 작품들 속의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분석(?)하고 따라해 본다

대부분 애니메이터들이 그렇겠지만 매년 픽사의 작품이 공개될 때마다 적잖이 자극을 받습니다.  모든 작품이 똑같이 재미있는 건 아니지만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명품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지요.  극장에서 볼 때는 스토리에 빠져서 즐기다가 끝나지만 나중에 DVD나 각종 소스들을 통해서 좀 더 세밀하게 보면 캐릭터 애니메이션의 출중함에 혀을 내두르게 됩니다.  그러다가 특별히 눈길을 사로잡는 액팅이 있으면 수없이 반복해서 보고 한 프래임씩 뜯어보는데, 그때 배우는 게 정말 많습니다.


한 번 볼 때는 왜 좋은지 몰랐다가도 동작속에 숨어 있는 한 프래임의 비밀을 찾아낼 때, 정말 눈이 확 떠지는 느낌이지요.  우리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애니메이션 원리들이 어떤식으로 적용되었는지, 또 어떻게 변형되고 발전되어 적용되는지, 하나의 동작에서도 배울 것이 참 많습니다.  그걸 찾아내면 어떤식으로든 내가 회사에서 작업하는 씬에 적용시켜보기도 하고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뭘 알아야 좋은 작품을 봐도 왜 좋은지 알게 된다는 건데, 반대로 수없이 반복해서 보다 보면 뭔가를 새롭게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우고자 하는 자세만 있다면 소스는 무긍무진하지요.

 

 

3. 과거의 유산(?)에서 배운다

우리가 기본으로 알고 있는 애니메이션의 12가지 원리는 과거 디즈니의 애니메이터들로부터 시작해서오늘날까지 캐릭터 애니메이션의 바이블처럼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2D에서 3D로 넘어오면서 조금씩 발전어 몇 가지가 추가되어가기도 합니다만, 기본적인 원리는 결코 색이 바래지 않습니다.


많은 애니메이터의 홈페이지에 가장 기본적인 내용으로 다루어지기도 하지만 그 내용이 적혀있는 책은 "The Illusion of Life" 입니다.  아마 그 두꺼운(!) 책을 갖고 계신분들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책을 찬찬히 읽어보신 분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네요.  많은 사진 자료들과 주옥같은 내용들이 가득하지만 대부분 그냥 훑어보고 "The Principles of Animation" 파트만 주의 깊게 보게 됩니다.  당연하지요, 우리는 애니메이터니까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역시 언어의 장벽이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어느날 무심코 앞에서부터 한 대목씩 읽어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완전 노다지를 발견한 것처럼 눈이 똥그래졌지요.  그만큼 그 책에는 애니메이션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싶어하는 많은 내용들이 두꺼운 책 만큼이나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여기 저기 널려 있는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지식들은 90% 이상 그 책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제가 그 책을 전부 읽었다는 건 아닙니다.  저도 겨우 일부분만 정독했는데, 번역본이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The Illusion of Life" 만큼이나 바이블인 "The Animator's Survival Kit"도 있지요.  얼마전에는 16장의 DVD와 함께 세트가 발매되었지만 우리 돈으로 100만원이 넘는 가격 때문에 도저히 개인이 소장하기에는 무리이지요.  이 책은 한글 번역본으로 나와 있는데, 번역이 아주 충실하고 훌륭하게 되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관련 번역본중에서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어느 회사건 애니메이터들이 한 권씩은 꼭 갖고 있지요.  그만큼 실질적이고 충실한 내용들로 가득해서 이 책의 내용만 제대로 익힌다면 그야말로 애니메이터들의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놀라운 것은 수없이 보아온 책이지만 가끔 한번씩 펼쳐보면 항상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직접 실무에서 겪어봐야 '피부로' 느끼게 되는 것들이 많아서 한 번씩 펼쳐볼 때마다 "앗, 얼마전에 이것 때문에 고생 했는데 여기 해결방법이 있었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수시로 펼쳐보는 책입니다.

 

과거 애니메이션 황금기에 활약하던 디즈니나 워너브라더스의 애니메이터들이 남긴 수많은 팁과 노트들은 머리로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컷들에서 바로 적용시킬 수 있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지식입니다.  알고 있다면 어떤식으로든 적용시켜 봅시다.

 

그 외에도 좋은 책들은 정말로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서점에서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책들이 종종 신간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정말로 도움이 될만한 책은 드뭅니다.  저도 대부분의 책을 아마존을 통해서 구입합니다만, 새로 나오는 책들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단 한 권이라도 깊이 있게 정독하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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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공부해야 살아남는다는 얘기를 하다보니 개인적인 예를 들게 되었는데 아마도 누가 굳이 공부하라는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애니메이터들은 생활속에서 끊임없이 배워 나아간다고 봅니다.  길을 가다가 사람들이 걷는 모습을 유심히 보거나, 길을 가로지르는 고양이를 보더라도 그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그 사람은 스스로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 모두 그렇죠? ^^

 

2009.7.28

Posted by 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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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공부해아 살아남는다>

 

오랜만에 애니메이터로 일하다보니 힘들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즐겁습니다.
팀과 팀간의 조율이나 팀원들의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까 우선 부담이 많이 줄어서 맡은 씬의 애니메이션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작품을 대하는 시야가 좀 좁아지는 경향이 있고 프로세스 전체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없기 때문에 답답한 점이 있긴 하지만 그런 것까지 알려고 하는 건 좀 오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가장 힘든 것은 스케쥴에 대한 부담입니다.  업무량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아서 하루가 멀다하고 야근을 해도 겨우 스케쥴을 지켜내는 정도입니다.  요즘 가장 아쉬운 것은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발전을 위해 하는 공부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애니메이터로서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새로운 정보와 여러가지 팁들을 계속 접하는 기회가 너무 없어서 걱정이 됩니다.


매일 매일 스케쥴의 압박 속에서 모든 씬들을 새롭고 흥미롭게 구성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연결되는 씬 중에서 중요한 한 두 개의 컷을 골라서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것이 방법이긴 하지만  그 컷을 재미있게 구성하는 아이디어를 찾는 이른바 '리서치'에 투자하는 시간이 결코 넉넉하지 않지요.  그럴 때 우리가 알고 있는 '주어진 시간의 절반은 계획하는데 쓴다'는 말은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지요.  그렇다고 마냥 자기의 지식을 갉아먹으면서 살아갈 수만은 없습니다.  지식의 샘물이 마르기 전에 채워넣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바쁜 일상속에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악착같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야 발전도 있고 생존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던 일을 접어두고 무조건 책을 펼쳐들자는 말은 아닙니다.  현실은 현실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자신을 자극에 노출시키는 것입니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힌다" 라는 말이 있지요.  그말 그대로입니다.
하루에 단 한 줄이라도 배울만한 팁을 읽든지, 사람들이 추천하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든지, 실력있는 애니메이터의 짧은 클립을 주의깊게 살펴보는 식으로 자기보다 잘 하는 사람의 결과물을 보고 자극을 받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자기 개발에 투자하는 것은 결코 시간낭비가 아닙니다.  하루의 시간을 투자해서 실력을 높힌다면 당장 하루만큼의 작업은 못하겠지만 앞으로의 결과물들은 분명 그전과는 달라질 것입니다.  그 변화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어느 순간에는 크게 도약한 자신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경력이 실력이 되기도 합니다.  경력이 많아지면 그만큼 노련해지지요.  작업 속도도 빨라지고 그 결과물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어려운 씬이 맡겨지거나 더 많은 양을 작업하게 됩니다.  그즈음 되면 실력이 좋다고 인정받게 되지요.  그러나 경력과 경험만으로 쌓이는 실력에 만족하면 안됩니다.  내가 만드는 결과물은 내가 알고 있는 만큼 나오기 마련입니다.  노련함으로 살아남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끊임없이 공부해서 지식의 폭을 넓혀야 진정한 실력자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제가 그리 뛰어난 실력자는 아니지만 예전부터 애니메이터로서 실력을 쌓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1. 해외에서 활동하는 다른 애니메이터들의 팁을 익힌다
2. 좋은 작품들 속의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분석(?)하고 따라해 본다
3. 과거의 유산(?)에서 배운다

 

크게 이 세 가지 정도입니다.


다분히 개인적인 경험이라서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아마 여러분들도 대체적으로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스스로 분명 큰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추천하는데 주저하지는 않습니다.

 

주제에서 약간 벗어난 것 같기는 하지만 다음번 글에서 위 세 가지 방법의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공부라는 것은 정해진 방법이 없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자기만의 좋은 방법이 있다면 서로 공유했으면 합니다.

 

공부하는 애니메이터가 됩시다!  ^^

 

2009.7.27

Posted by 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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